신뢰의 이동, 기술의 진화, 그리고 미디어 권력의 재편의 측면, 최근 몇 년 사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유명인들이 레거시 미디어 대신 개인 팟캐스트나 유튜브 채널에 적극적으로 등장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과거라면 TV 토크쇼, 신문 인터뷰, 대형 방송국 프로그램이 ‘공식적인 자리’였다면, 이제는 오히려 개인 채널 출연이 더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나 마케팅 트릭이 아니다.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구조적인 불신, 그리고 뉴미디어가 제공하는 기술적·정서적 장점이 맞물린 결과다.
서구권에서 깊어진 레거시 미디어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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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비판이 누적돼 왔다.
자극적인 헤드라인
맥락이 삭제된 발언 인용
부정확하거나 성급한 보도
개인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도 가볍게 넘어가는 책임 구조
유명인 입장에서는, 한 번의 왜곡된 보도가 이미지·커리어·정신적 안정에 큰 타격을 주는데도, 정정 보도는 작게 처리되거나 거의 주목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레거시 미디어는 나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그래서 많은 유명인들이 더 이상 레거시 미디어에 시간을 쓰기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고, 맥락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개인 채널이 주는 신뢰의 감각
흥미로운 점은, 유명인이 개인 팟캐스트나 유튜브 채널에 “그냥 나와서 이야기만 해도”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편집이 과도하지 않고
질문이 공격적이지 않으며
긴 호흡으로 생각을 설명할 수 있고
인간적인 실수나 농담도 허용되는 분위기
대중은 이것을 연출된 이미지가 아닌, 실제에 가까운 모습으로 인식한다.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 솔직한 고민, 업계 내부 이야기 등이 자연스럽게 오가면서 반응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또한 개인 이미지 전략이자,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차원의 계산이 깔린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거시 미디어보다 상대적으로 덜 왜곡되고, 덜 공격적이며, 더 인간적이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기술력과 신뢰도에서의 격차
미디어의 본질은 결국 두 가지다. 기술력과 신뢰도 이 두 측면에서 보면, 많은 레거시 미디어는 지난 10~15년간 꾸준히 경쟁력을 잃어왔다.
디지털 전환 지연
플랫폼 이해 부족
댓글·커뮤니티 관리 실패
알고리즘 환경에 대한 적응 부족
반면 뉴미디어는 완벽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제작 비용은 낮아지고 접근성은 높아지고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은 즉각적이며 신뢰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람’에게 쌓인다
물론 뉴미디어도 가짜뉴스, 선정성, 편향성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시장이 훨씬 빠르게 반응하고 정화 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신뢰를 잃으면 바로 외면받고, 신뢰를 쌓으면 빠르게 성장한다.
아시아, 동북아의 다른 속도
흥미롭게도, 이런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속도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한국·중국·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는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선호와 권위가 비교적 강하다.
공신력 = 대형 언론사
TV 출연 = 성공의 증표
신문 인터뷰 = 공식 기록
이런 인식이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다만 한국의 경우, 확실히 과거와는 다르다.
유튜브 기반 언론
1인 저널리스트
전문가 개인 채널
팟캐스트 여론 형성
이런 요소들이 점점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레거시 미디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결국 이 변화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든 혁명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기술은 더 싸지고 플랫폼은 더 개방되고 대중은 더 똑똑해졌으며 신뢰는 조직보다 개인에게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레거시 미디어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 대부분의 영역을 새로운 플랫폼에 잠식당하며 쇠퇴 또는 형태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생존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레거시 미디어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같은 영역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분명히 오래가기 어렵다.
어느 분야든 결국 살아남는 기준은 단순하다. 기술을 따라가느냐, 신뢰를 지키느냐 이 두 가지를 놓친 조직은 아무리 오랜 역사와 브랜드를 가졌더라도 도태된다. 미디어도 예외가 아니다. 뉴미디어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뉴미디어는 나아지고 있고, 레거시 미디어는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유명인들이 개인 채널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편해서가 아니다. 신뢰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그 선택은, 앞으로 더 보편적인 풍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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