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연의는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문학 작품이다. 나관중은 독자들에게 극적인 재미와 영웅 서사를 제공하기 위해 촉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촉한은 ‘의(義)’를 상징하는 나라로, 유비·관우·장비·제갈량이 주인공으로 부각된다. 반면 위나라는 ‘권력과 패도’를 상징하며, 오나라는 촉과 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조연으로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실제 역사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는 희화화되거나 비중이 줄어드는 일이 많았다.


위나라

조인(曹仁)

삼국지 조인
출처 : koei
소설 속 묘사 : 번성 전투에서 관우에게 밀려 위기에 처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무능하게 보인다.

역사 속 업적 : 조조의 사촌으로서 평생을 위나라에 헌신한 장수였다. 번성 전투에서 끝까지 성을 지켜내어 관우의 북진을 좌절시켰고, 합비 전투에서는 손권의 대군을 막아내는 등 방어전의 명수였다.

조인은 ‘수성의 달인’으로 평가받지만, 연의에서는 촉의 영웅성을 강조하기 위해 희생양처럼 그려졌다. 실제로는 위나라의 존속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만총(滿寵)

소설 속 묘사 : 거의 등장하지 않거나 조연으로만 묘사된다.

역사 속 업적 : 조조에게 발탁되어 관우의 공격을 막아내고, 오나라의 기습을 방어하는 등 위나라의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법 집행에 엄격하여 조조조차 그의 결단을 존중했다.

만총은 ‘냉철한 행정가이자 군사 전략가’였지만, 연의에서는 촉·오의 영웅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촉나라

장비(張飛)

소설 속 묘사 : 술에 취해 부하에게 살해당하는 결말, 성격 급하고 난폭한 이미지가 강조된다.

역사 속 업적 : 실제로는 전술 감각이 뛰어난 장수였다. 장판파 전투에서 조조군을 단신으로 막아내어 유비의 퇴각을 성공시켰고, 군율을 엄격히 지키며 전략적 판단도 가능했다.

장비는 단순한 무력형 장수가 아니라 ‘용맹과 지휘력을 겸비한 장수’였다. 연의의 희화화된 성격 묘사는 그의 진면목을 가린다.


오나라

육손(陸遜)

소설 속 묘사 : 유비와의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비중이 줄어들며 제갈량에 밀린 듯한 인상으로 남는다.

역사 속 업적 : 실제로는 이릉대전에서 유비군을 대파하며 오나라의 존속을 지켜낸 영웅이었다. 이후 손권의 신임을 받아 국정을 이끌며 오나라의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연의에서는 촉의 패배를 잠깐 강조하는 정도로만 다뤄져, 육손의 정치적·군사적 역량은 크게 축소되었다.

노숙(魯肅)

소설 속 묘사 : 주유의 뒤를 잇는 인물로 나오지만, 제갈량과 비교되어 다소 무능하게 묘사된다.

역사 속 업적 : 실제로는 적벽대전의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손권과 유비의 동맹을 주도한 외교의 달인이었다. 오나라의 전략적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노숙은 오나라의 ‘외교적 두뇌’였지만, 연의에서는 제갈량의 지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희생된 측면이 크다.


왜 저평가되었을까?

서사적 필요성 : 촉한을 중심으로 한 영웅담을 강조하기 위해 상대 인물들을 약화시켰다.

독자 감정 유도 : 관우·제갈량 같은 인물들이 빛나려면 상대가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문학적 과장 : 실제 역사보다 극적인 대립과 승패를 보여주기 위해 인물들의 성격과 능력이 과장되거나 축소되었다.

삼국지 연의는 문학적 재미를 위해 특정 인물을 과장하거나 축소했다. 그러나 조인·만총·장비·육손·노숙은 실제 역사에서 각자의 영역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다. 이들의 진짜 활약을 살펴보면, 삼국지 시대가 단순히 촉한 중심의 영웅담이 아니라 위·오·촉 모두가 치열하게 경쟁한 복합적 역사였음을 알 수 있다. 나관중의 소설은 영웅담이지만 역사 속 진짜 영웅은 더 다양하다. 저평가된 인물들의 활약을 다시 보는 것은 삼국지를 새롭게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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