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에 착공한 바르셀로나의 상징,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인류 건축사에서 가장 유명한 미완성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2026년 기준으로 착공 후 약 144년 동안 공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건물의 핵심인 중앙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사실상 완성 단계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은 십자가를 포함해 약 172.5m 높이로 설계됐다. 이는 완공 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되는 기록적인 높이다. 흥미로운 점은 설계자 안토니 가우디가 인공 건축물이 자연을 넘어서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인근의 몬주익 언덕보다 약간 낮게 높이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창조물이 신이 만든 자연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사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단순한 성당이 아니다. 가우디가 자신의 인생 마지막 40여 년을 바친 거대한 종교적·예술적 프로젝트다. 그는 말년에 거의 성당 내부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며 설계와 공사에 매달렸다. 1926년 전차 사고로 사망했을 당시에도 성당은 극히 일부만 완성된 상태였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 건물이 영원히 완공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사가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도 독특하다. 국가 예산이 아닌 개인 기부금으로 건설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자금 부족으로 공사가 자주 중단됐고, 1936년에는 스페인 내전 중 화재로 가우디의 설계도와 모형 상당수가 파괴되는 비극까지 겪었다. 이후 건축가들은 남아 있는 자료와 사진, 파편을 토대로 설계를 복원해야 했다.
최근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탑 완성이다. 이 탑은 성당의 중심축이자 가우디가 구상했던 전체 실루엣의 정점이다. 탑 꼭대기에 거대한 십자가가 설치되면서 바르셀로나 어디에서나 성당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에는 수천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몰렸고, 종교계와 문화계 인사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하지만 성당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내부 마감 작업과 외부 대형 계단, 주변 공간 정비가 남아 있다. 가장 큰 난관은 가우디가 원래 설계했던 정문 앞 대규모 진입 광장 계획이다. 이 계획을 실현하려면 성당 주변 실제 주거 지역 일부를 철거해야 하는데, 수백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보상과 이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성당 측은 원래 설계의 완성을 강조하고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건축 전문가들은 외부 계단과 주변 경관 정비까지 포함한 최종 준공 시점을 2034년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즉, 상징적인 메인타워는 완성됐지만 가우디가 꿈꿨던 전체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인 셈이다.
그럼에도 지금 방문 가치는 오히려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유는 역사적 순간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0년 넘게 미완성 건축물로 알려졌던 성당이 핵심 구조를 완성한 첫 시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완전 준공이 가까워질수록 전 세계 관광객이 더욱 몰릴 가능성이 높아 입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행 시기로는 9~10월이 추천된다. 여름 성수기인 7~8월보다 기온이 쾌적하고, 바르셀로나 특유의 강한 햇볕도 한층 누그러진다. 관광객 수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여유 있게 감상하기 좋다. 오전과 오후에 햇빛이 서로 다른 색으로 내부를 물들이는데, 이는 가우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연출 중 하나다. 그는 성당을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빛으로 완성되는 건축"이라고 여겼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볼 때 꼭 알아두면 좋은 사실이 있다. 대부분의 고딕 성당은 돌기둥이 직선으로 올라가지만, 이 성당의 기둥은 나무처럼 가지를 뻗는다. 가우디는 숲속에서 영감을 받아 "신이 만든 최고의 성전은 자연"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내부에 들어가면 성당이라기보다 거대한 숲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많은 방문객이 외관보다 내부에서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완성 건축물이 아니다. 한 천재 건축가의 신앙, 예술, 자연관이 140년 넘게 이어져 온 거대한 프로젝트다. 그리고 지금은 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가운데 하나다. 메인타워가 완성된 현재는 '완공 전 마지막 황금기'라고 불러도 과장이 아니다. 앞으로 관광객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가장 의미 있게 만날 수 있는 시기는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